Skunk Hour
Robert Lowell
For Elizabeth Bishop
엘리자베스 비숍을 위하여
Nautilus Island’s hermit
heiress still lives through winter in her Spartan cottage;
her sheep still graze above the sea.
Her son’s a bishop. Her farmer
is first selectman in our village,
she’s in her dotage.
노틸러스 섬의 은둔자
상속녀는 아직도 간소한 오두막에서 겨울 내내 지내고 있다;
그녀의 양들은 아직도 바다 위에서 풀을 뜯는다.
그녀의 아들은 주교다. 그녀의 농부는
수석 행정위원인데,
그녀는 노망났다.
Thirsting for
the hierarchic privacy
of Queen Victoria’s century,
she buys up all
the eyesores facing her shore,
and lets them fall.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서나 누렸던
위계체제의 사생활을 열망하고 있는
그녀는 그녀의 해안을 마주하는
눈에 거슬리는 모든 것들을 전부 사들이고는
쇠퇴하게 내버려 둔다.
The season’s ill--
we’ve lost our summer millionaire,
who seemed to leap from an L. L. Bean
catalogue. His nine-knot yawl
was auctioned off to lobstermen.
A red fox stain covers Blue Hill.
그 계절이 아프다—
우리는 우리의 뜨거웠던 백만장자를 잃었다,
그리고 그 백만장자는 L. L. Bean catalogue(캠핑용품 파는 카탈로그)
에서 튀어 나온 것처럼 보였다. 그의 9노트 보트는
경매로 왕새우잡이에게 넘어가버렸다.
빨간 여우 얼룩은 블루 힐을 덮는다.
And now our fairy
decorator brightens his shop for fall,
his fishnet’s filled with orange cork,
orange, his cobbler’s bench and awl,
there is no money in his work,
he’d rather marry.
그리고 우리의 요정 같은
실내장식업자는 가을을 위해 그의 가게를 빛나게 하고,
그의 어망은 오렌지색 코르크로 가득 차있으며,
그의 구두 수선공의 의자와 송곳도 오렌지색인데,
그의 일에는 돈이 없으니,
그는 차라리 결혼이나 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One dark night,
my Tudor Ford climbed the hill’s skull,
I watched for love-cars. Lights turned down,
they lay together, hull to hull,
where the graveyard shelves on the town. . . .
My mind’s not right.
어느 날 어두운 밤
내 튜더양식 포드 자동차가 그 언덕의 머리 위로 올라가서,
나는 사랑스러운 차들을 봤다. 빛은 꺼져있었고,
그 것들은 함께 누워, 몸에서 몸으로,
그 무덤은 그 마을 위로 비탈져있다.
나 정신이 정상이 아니구나.
A car radio bleats,
‘Love, O careless Love . . . .' I hear
my ill-spirit sob in each blood cell,
as if my hand were at its throat . . . .
I myself am hell,
nobody’s here—
차 라디오가 징징댄다,
‘사랑, 오 불완전한 사랑…’ 나는 들었다
내 병든 정신이 모든 혈구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마치 내 손이 목구멍을 쥐어 잡고 있는 것처럼…
나 자신은 지옥이야,
아무도 여기 없어---
only skunks, that search
in the moonlight for a bite to eat.
They march on their soles up Main Street:
white stripes, moonstruck eyes’ red fire
under the chalk-dry and spar spire
of the Trinitarian Church.
오직 스컹크들만, 달빛 아래서 먹을 것을
찾고 있다.
그들은 발바닥 위에서 마인 가를 행진한다:
하얀 줄무니들, 미친듯한 눈의 새빨간 불
삼위일체 교회의 메마른 분필과 돛대 같이 솟은 꼭대기 아래서.
I stand on top
of our back steps and breathe the rich air--
a mother skunk with her column of kittens swills the garbage pail
She jabs her wedge-head in a cup
of sour cream, drops her ostrich tail,
and will not scare.
나는 뒷 계단의 꼭대기에 서서
풍부한 공기로 호흡한다—
새끼를 일렬로 데리고 다니는 어미 스컹크 쓰레기통을 마셔댄다
그녀는 쐐기모양의 머리를 신 크림 컵에 찔러 넣고,
그녀의 타조 같은 꼬리를 떨어뜨리고선,
두려워하지 않는다.
해석 (Comments)
- [1연 2행] “Spartan”(엄격하고 검소한)의 의미와 부잣집 상속인의 의미가 아이러니하다.
- [1연 3행] “sheep”을 “above the sea”와 연관시켜 ship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양떼가 풀을 뜯듯이, 배를 타고
돈을 벌어들여 부자가 됐다는 것이 상상이 된다. 그에 반하여 “cottage”, “village”, “dotage”와 같은 드문드문
구성된 각운(rhyme)은 백만장자인 상속녀의 불안한 삶을 보여준다고 여길 수 있다.
- [3연 1행] 계절이 어떻게 아퍼? 이건 심리적으로 병들어 있는 모습을 배경에 씌운 것이다 (psychological
landscape).
- [3연 5행] “red”는 가을처럼 저물어가는 색깔로 해석하는 견해와, 피의 색깔로 해석하는 견해 등 여러 입장이 있
다. 이 부분이 죽음 혹은 쇠퇴해가는 이미지를 나타내는 점은 동일하며, 이는 잘 나가던 상속녀의 몰락을 의미한
다.
- [4연 1행] “fairy”는 남성의 동성애를 상징하기도 한다. 실내장식가(decorator)가 게이인가 보다.
- [4연 3행] 게이가 등장하니 마치 “orange”도 게이 색깔 같이 느껴진다. 실제로 오렌지는 밝고 야한색깔(gaudy)
이니까.
- [4연4행, 5행] 현재는 잘 안 쓰는 과거의 물건들을 팔며 관광객들을 유치하려 하지만 돈벌이가 션찮은 듯하다.
(돈을 위해) 결혼이나 하라는 것 보면 도덕적으로 쇠락한 듯 보인다.
- [5연] 이 전까지는 바깥 외부세계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면, 이 후로는 “I”의 등장으로 1인칭 시점에서 나레이
션이 전개 된다.
- 어두운 배경이 마치 Robert Frost 시인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의 배경과 같다. 그러고보
니 시인 이름도 같다.
- “Tudor”은 영국 튜더왕가의 양식을 나타내지만, 발음만 보면 two doors로 들려서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냥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 내(“I”)가 볼 때 ‘사랑스런 차들이 불 끄고 함께 누워 몸을 비비고 있다’는 내용은 성적인 모습을 함축하고 있다
고 볼 수 있다(sexual connotation).
- 5연 마지막에 자신도 인정한다. 정신 나간 거 같다고.
- [6연] 세상도 병 들고, 나도 정신 나가고.. “I myself am hell”은 실락원(Paradise Lost)에서 사탄이 한 말로, 자
살을 할 것만 같은 “I”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 [7연] 도시에 스컹크들이 등장했다. 그것도 미친듯한 빨간(red) 눈을 가진 스컹크. 이는 하얀(white) 줄무늬와 확
연한 색채대비가 표현된 것이 보인다. 또한 새하얀 분필처럼 메마르고 돛대처럼 솟아있는 교회의 모습은 앞에 사
용됐던 “skull” 혹은 “graveyard”의 분위기가 통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8연] 계속 어둡고 메마르고 우중충한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rich”란 단어가 튀어 나왔다. 마지막 연에서의 긍
정적인 단어의 갑작스런 등장은 희망을 나타낼 수도, 혹은 아이러니로 볼 수도 있다.
- “ostrich”의 의미에는 ‘타조 같은’의 뜻도 있지만, ‘머리만 감추고 꼬리를 감출 줄 모르는’ 또는 ‘눈 가리고 아웅하
는’이라는 뜻도 있는데, 마치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뒤져대는 어미 스컹크의 모습과 일치한다. 이 단어를 가지
고 어떻게 장면을 그리느냐에 따라 시의 해석이 확연히 달라진다.
토론 주제 (Discussion Topic)
Q. 이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A. 화자는 현재 딜레마(dilemma)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기술과 문명의 집약체였던 교회가 몰락했고 세상은 병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메마른 시대에 유일한 에너지를 가진 존재는 스컹크라고 할 수 있겠다. 화자는 이 두 현실에서 갈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쇠락하는 시대에 휩쓸릴 것인가, 또는 스컹크와 같이 ‘그나마’ 생존해 나갈 것 인가. 하지만 그 둘 중 어떤 것도 완전하지 않으며 이 시에서는 어떠한 답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 어떤 결정도 희망적이지 않은 현실 사이에서 그나마 차선을 골라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있는 화자는 우리에게 시를 다 읽고 난 뒤까지 불편함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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